새해는 새해인가 보다. 좀처럼 큰 변동이 없는 베스트셀러 순위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왔다. 2012년 1월 인터파크도서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 안에 오른 도서를 살펴보면 연말에는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책과 1월에 출간된 신작 등 총 5권의 새 얼굴이 등장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해를 품은 달> 1,2권이다. 책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1월 초반에 방영되자마자 높은 인기를 끌면서, 책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올라간 것이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소설가 기욤 뮈소의 신작 <천사의 부름>도 10계단이 상승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2005년부터 오랫동안 여성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의 저자 남인숙의 신작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도 적잖은 관심을 받으며 9위에 올랐다.


<1월 인터파크도서 베스트셀러 순위>

 

10위권 밖에도 신간도서의 약진이 돋보인다. 종교를 초월해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는 혜민스님의 인생 잠언이 담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1월 말에 출간되자마자 바로 15위에 오르며 힘찬 시작을 보였다. 긴 투병생활을 웃음과 희망으로 버텨내며 전세계인을 울렸던 위지안이 유언처럼 남긴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는 78계단이나 상승하며 10위권에 올랐다. 이처럼 2012년 첫 베스트셀러 순위는 새로운 도서가 바람을 일으키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오늘은 새해계획으로 ‘올해는 책 좀 읽어보자’고 다짐한 많은 이들, 특히 무슨 책을 읽어야 할 지 고민만 하고 있는 이들이 참고할만한 1월 베스트셀러를 소개한다.

 


베스트셀러를 품은 책

 

 


<해를 품은 달>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할 것은 이미 지난 해부터 예상된 일이다. 지난 해 정은궐 작가의 신작 <해를 품은 달>은 출간됨과 동시에 드라마 제작이 확정됐다. 전작인 <성균관 유생의 나날>이 드라마화 되며 ‘걸오앓이’ 열풍을 일으켰기에 언론과 대중의 관심은 크게 높아졌다. 드라마가 제작되는 기간동안 책은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12월에 들어서 잠깐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스티브 잡스>와 <나꼼수> 관련 도서가 크게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월 초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해를 품은 달>에 대한 인기는 다시 높아졌다. 1,2권이 동시에 베스트 셀러 1,2위를 차지했고,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드라마와 함께 원작에 대한 뉴스를 쏟아냈다. 2012년 1월 베스트셀러를 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를 품은 달>은 정은궐 작가 특유의 역사 로맨스다. 그의 소설의 특징은 역사적 사실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 외에는 역사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 작가는 마치 동화책처럼 시공간을 넘나들고, 연애소설처럼 달달하거나 애절한 사랑을 흡인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해를 품은 달>도 마찬가지다. 소설은 조선시대 가상의 왕인 ‘’과 액받이 무녀 ‘’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역사 로맨스다. 무녀 월은 어릴 적 세자빈으로 간택된 후 훤과 국혼을 앞둔 인물이다. 하지만 국혼을 앞두고 무병(巫病)을 앓으면서 두 사람을 이별을 하게 된다. 시간이 한참이나 지난 후 두 사람을 재회하게 되면서 애절한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자칫 유치할 수도 있는 스토리지만 작가 특유의 전개방식과 매력적인 캐릭터는 독자의 눈을 확실하게 사로잡고 있다.

 


프랑스산 ‘페이지터너’가 돌아왔다

 

 


‘페이지터너’란 연주자 대신 악보를 넘겨주는 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문학에서는 흥미진진하고 빠른 스토리 전개 등으로 독자로 하여금 단번에 책을 읽어 내리게 만드는 작가를 의미한다. 즉, 흡인력 있는 글을 쓰는 작가에 대한 칭찬, 혹은 존경의 의미라 할 수 있는데, 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신작 <천사의 부름>은 ‘페이지터너’라는 작가의 명성에 걸맞게 10계단이나 뛰어 7위에 올랐다. <종이 여자>, <구해줘> 등 그가 출간하는 대부분의 소설은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아홉 번째 소설인 <천사의 부름> 역시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의 소설의 특징은 사랑을 바탕으로 서스펜스, 미스터리 등의 결합인데, 이번 작품 역시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천사의 부름>은 우연에서 시작돼 인연으로 가는 두 남녀의 만남을 담고 있다. 뉴욕JFK공항에서 우연히 부딪친 남녀가 휴대폰을 떨어뜨리고 실수로 서로의 휴대폰을 바꿔서 가져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각자 집에 도착해서 휴대폰이 바뀐 사실을 알게 되고, 휴대폰을 통해 서로의 삶을 엿보게 되며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된다. 작가는 ‘휴대폰’이라는 소재를 통해 전작보다 일상의 해프닝으로 다가섰고, 이를 통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 특유의 정교한 스토리와 박진감 있는 전개에 이번에는 감동이 더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휴대폰, 태블릿 PC 등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상의 소재가 극중에 자연스럽게 녹았다는 점, 셰프와 플로리스트라는 두 주인공의 독특한 직업을 통해 독자들이 몰랐던 세계에 대해 알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20대 여성들이여 주목하라

 

 


요즘은 20,30대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자기계발서는 흔하다 못해 넘치는 수준이지만 그 시작은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2004년 출간된 남인숙 작가의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는 2005년에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꽤나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상위에 올랐다. 제목과 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자’와 ‘20대’라는 키워드는 신선한 접근이었고, 이제는 하나의 흐름이 됐다. 이처럼 2030 여성 자기계발서 흐름을 만들어낸 남인숙 저자가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라는 신작을 발표했다. 책은 출간과 동시에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베스트셀러 순위 9위에 올랐다.

 

도발적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남인숙 저자의 신작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는 ‘여성을 위한 남자 심리분석’ 에세이다. 남자와 여자는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어디서나 맞부딪치는 관계다. 여자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영원한 파트너이자 동시에 경쟁자, 숙명일지도 모른다. 남인숙 작가는 남자와 여자는 지구상에서 가장 닮아 있는 생명체지만 동시에 서로에 대해 너무 모른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저자는 여성이 꼭 알아야 할 남성의 심리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육아는 나 몰라라 하면서 맞벌이를 바라고, 자신의 스펙은 아랑곳 않고 어린 여자만 바라는 남성들의 심리를 과감 없이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책은 너무나 익숙해서 잘 안다고 생각한, 혹은 잘 알고 싶지 않았던 남자들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하고 여성들에게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여자에게 남자는 ‘어쨌거나’ 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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